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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4-01-09
고산 최은철 개인전 <융화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예술감독이자 서예와 회화를 동양철학적 사유로 융합한 예술 세계관을 구현해 온 고산 최은철 작가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20231228()부터 202413()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융화를 주제로 한 이번 개인전에는 붓과 칼, 선과 색, 쓰기와 새기기 등 그동안 최은철 작가가 연찬해온 서예와 회화, 조각 기법을 한 데 융화시킨 신작 40여 점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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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철 작가는 서예계 뿐만 아니라 예술계 전반에 철학적 사유가 결여돼 있다는 데에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스스로 서예와 회화를 접목해 철학과 사유를 예술화 하는 작업에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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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동서양이 서구화 일변도로 발전하면서 동양적 사유가 사라지고 세계적으로 동양인의 정신 문화가 매우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문제의식으로 동양적 사고의 기준이 되는 유불도 삼교를 중심으로 작품을 융합시켰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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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품 가운데 대표작으로 420 x 120 크기의 대작 혼돈에서 혼돈으로가 꼽힌다. 유불도를 하나의 작품에 담고 글씨, 색깔, 조각으로 융합하는 상징성을 두루 갖춘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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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불교 철학의 대표 경문으로 선택한 의상대사의 법성게를 드러낸 작품 융(법성게)도 주목 받았다. 최 작가는 법성게는 사상적으로 볼 때 기복이 아니라 자기 깨달음을 위한 글이다. 지혜를 상징하는 물 색깔을 바탕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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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서예가들이 좋아하는 반야심경에는 또 다른 우주마음-반야심경이라는 이름을 붙여 작업했다. 그는 기복으로 외우기 보다 자기 마음을 깨달아서 우주를 포용하는 마음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분별심 없는 혼용의 의미로 바탕에 오색 섞어 오묘하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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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색 바탕에 갑골문과 예서 목간체로 쓴 논어 선문’, ‘도덕경(노자) 선문은 과거에 유가와 도가가 서로 적대시 했지만 반목할 이유가 없다는 작가의 생각을 구현한 작품이다. 최 작가는 논어와 도덕경의 일부씩 썼는데 바탕의 금색은 포용과 신성함, 신을 상징한다. 글자 수가 많아 심혈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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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소요유편에 등장하는 전설 속의 붕새 이야기를 표현한 붕정만리소요유는 마음의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노니는 마음을 상징화한 작품이다. 작품의 왼쪽 아래에는 하늘 못에 살다 붕새가 되었다는 이라는 물고기도 캔버스에 충실히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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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철 작가는 서예만 접했을 때 대중의 관심이 떨어진다. 문자를 모르면 어렵다고 생각하고 감상 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그동안 서예와 전각이 주였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중심의 색에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색을 통해서 대중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다양한 감상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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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산 최은철 작가는 성균관대에서 동양미학을 전공한 철학박사로 유불선 사상을 시각화 해왔다. 32세에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우수상을 수상했고 현재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한국전각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강단에서는 동양미학을 강의하는 한편, 세계 서예인이 주목하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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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최은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융화를 계속 발전시켜 심화, 다양화 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 도록에 한국어, 영어, 중국어를 병기한 것도 세계인과 함께 정신문화를 삶과 예술에 전용시키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그는 예술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는 동양 정신이 부족해 집단간 반목이 계속되면서 일어난다고 진단하고,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서구의 과학 중심 물질문화를 동양의 정신문화와 함께 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동양인의 주요 사상인 유불도를 중심으로 앞으로 서예와 회화, 조각을 융합해 사회 운동, 예술 운동을 펼쳐 가겠다고 밝혔다. 작가가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서도 서예 확장을 위해 창작과 전시가 이뤄지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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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가 부이사장을 맡은 한국미술협회의 이광수 이사장이 지난 해 한국인 최초로 국제조형예술협회(IAA, The InternationaI Association of Art UNESCO) 회장에 당선되면서 세계 미술인의 올림픽이라고 하는 월드아트 엑스포 2024’ 주최를 추진해 왔다. 최은철 작가는 오는 2월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월드아트 엑스포 2024’에 신작과 이번 <융화전> 작품을 함께 출품할 예정이다.

 

 

2024.1.8.

한동헌

 

 

<전시정보> 

고산 최은철 개인전 <융화전>

전시기간 : 20231228() ~ 202413()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916)

문의: 02-734-4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