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한 번에 생각과 영감을 불어 넣은 작품을 선보여 온 죽림 정웅표 작가의 일곱 번째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2024년 1월 4일(목)부터 10일(수)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이번 전시에는 그 동안 곱고 간결한 선을 보여준 작품과 달리 거친 느낌을 강하게 드러낸 실험적인 작품들이 선보여 주목 받았다. 40여 점의 전시 작품 중에는 서법에서 피하는 간필과 편필로 쓴 작품들이 대거 포함됐다.
정웅표 작가는 "이전 작품을 되돌아 보며 어떤 변화를 줄지 고민이 많았다”며 “서법에 얽매이지 않고 파격적인 변화를 도모했는데 낯설게 느낀 사람도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작품의 종이도 다양하게 사용했다.
평소 전서 작업을 많이 하지 않는 작가는 대신 예서나 행서 작품 곳곳에 전서와 초서를 넣어 서로 어우러지도록 했다. 그는 “선이 가늘어지다 보니 공간이 넓어지고 그 공간을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이 깊었다”고 덧붙였다.
전시 작품에는 행간과 자간을 뺀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정 작가는 “행간과 자간을 없애 보니 자형이 잘 보이지 않고 답답하게 보이기도 한다”며 스스로 평가하면서도 “전시 기간 중 관람객의 반응을 살피고 나 스스로도 한 발 물러나 느낌이 어떤 지 살펴봤다”고 말했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며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스스로 만족하는 글씨를 찾아가려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웅표 작가는 “작품을 통해 어떻게 감동을 이끌어낼 지 늘 고민이지만, 반복해서 쓰고 많이 시도해 보고 또 써 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날마다 쓴 글에 그날을 마무리하며 도장 찍고 정리하고 다음날 또 새로운 시도를 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죽림 정웅표 작가는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나 홍성고등학교에서 이윤섭 미술교사를 만나면서 서예 인생을 시작했다. 이십 대 중반 일중 김충현 선생을 찾아가 사사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상 후 한국미술협회 서예분과 이사, 국제서예가협회 감사, 한국서예학술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전, 한중일 100인 평창동계올림픽기념전, 국제서예가협회전, 예술의전당 한중일청년작가전 등 여러 전시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며 2017년부터 해마다 백악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2015년 충청남도 청양에 작업실을 마련해 서재 주변에 대숲을 가꾸고, 인생 만년을 대를 완상하며 작품 제작에 몰입하고 있다. 현재 공주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후배 서예가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2023년 연말 무렵부터는 매주 금요일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건국빌딩 건국관에서 서우들과 함께 서예 공부를 하고 있다.(문의 010-6695-6390)
정웅표 작가는 “조용한 청양에 오래 있다 보니 나태해지기도 하고 자료와 재료를 구하는 데 애먹기도 했다. 활기 찬 인사동에서 종이를 사서 둘둘 말아 들고 가는 모습만 보아도 가슴이 뛴다”며 “작업과 전시는 고통이지만 항상 작업실에서 글씨를 보고 써보는 것이 좋고, 나이 들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2024년 새해를 맞아 후배 서예가들에게 “마음을 못 잡아 한쪽에 경도되지 말고 꾸준히 서예에 집중해 천착해 보라”고 당부하고, “생활도 해야 하고 글도 써야 하고 요즘 홀로 세상살이가 힘들지만 어려울 때 선배들 찾아 차 한잔하면서 이야기 나누며 마음을 다잡아가자”고 격려했다.
정 작가는 오는 2024년 3월 일중 김충현 선생 제자들이 마련하는 전시를 준비 중이며, 6월 한 차례 그룹전도 계획 중이다. 2024.1.15. 한동헌 <전시정보> 제7회 죽림 정웅표 서예전 전시기간 : 2024년 1월 4일(목) ~ 1월 10일(수)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6) 문의: 02-734-4205 / 010-6695-63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