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5-06-24
제30회 시계서회전(柴溪書會展)

사단법인 시계연서회(회장 김인숙)는 제30회 시계서회전을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20250605일부터 0611일까지 일주일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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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는 회원 등 59명이 총 125점을 출품하여 백악미술관 1,2,3관 전관을 가득 채웠으며 특히 전남 목포와 강원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더욱 풍성한 전시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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如 柳熙綱 / 多收每酌聯  다수매작련  1960年作·소장 죽정서원·33×130(×2) 行


시계연서회는 대한민국 서단의 큰 거목인 검여 유희강 선생과 검여 선생의 뒤를 이어 서예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남전 원중식 선생의 유지를 이어받고자 하는 후학들의 모임이다.

이번 회원전은 1995년 시계연서회를 창단하고 그해 5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제1회 회원전을 개최한 이후 30년간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 이어왔다는 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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如 柳熙綱 / 墨菊圖  묵국도  1968年作·소장 전해연·56×28


시계연서회 회장(이향 김인숙)에 따르면, 작고하기 전 평소 남전 원중식 선생은 회원전은 첫째 최대한 많은 회원들이 참여하여야 하고, 둘째 매년 개최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회원들이 해마다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부족한 점이 다소 있지만, 30년간 매년 전시회를 열었고, 회원의 거의 절반이 참여하고 있으며, 양적 질적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회원들의 모습은 생전의 남전 선생의 뜻을 이어간다는 면에서 스승의 유지를 잘 받들어 가고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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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 元仲植 / 誡子斷織  계자단직 1984年作·소장 허보영·70×135·篆


전시회 개전식에는 소헌 정도준 선생, 하정 전상모 선생, 신암 차용규 선생, 일사 홍용표 선생 등 서예 미술계의 많은 인사가 참여하여 축하와 격려를 해주었다.

소헌 정도준 선생은 스승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시계연서회와 검여·남전이라는 두분의 좋은 스승과의 만남을 이야기하였고 10년만에 작고하신 남전 선생의 유작전을 벌써 4회나 하고 유작집을 발간한 사실을 크게 평가하였다.

, 하정 전상모 선생은 검여 선생의 또다른 호인 소완재(蘇阮齋)를 이야기 하며 전시회에서 소동파의 꾸밈없음과 완당 선생의 당당함을 엿볼 수 있다며 축하의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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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 元仲植 / 天和地德  천화지덕 2002年作·소장 김인숙·69×88·行·篆


특히, 93세라는 고령의 연세에도 금년 3점의 작품을 출품한 백교 권혁승 선생은 70초반에 시작하여 20여년간 회원으로서 30회 회원전에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하여 감개무량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번 회원전에는 회원들의 작품과 함께 검여 유희강 선생의 우수(右手) 시절 절정의 대련 작품(多收每酌聯)과 부채 매화도와 좌수(左手) 절정기의 묵국도가 나란히 출품되었으며 지난 해 출간한 유작집에 소개되지 않은 남전 원중식 선생의 비교적 젊은 시절 작품 2점과 채색먹과 함께 서체를 달리하여 글씨를 2중으로 표현한 천화지덕(天和地德) 작품이 함께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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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 元仲植 / 諷嘉遯歌考槃  풍가둔가고반  1984年作·소장 허보영·200×35·隸


글씨 뿐 만아니라 서양화(일사 홍용선, 신암 차용규) 및 유화와 글씨의 콜라보로 이루어진 작품(학산 한상덕), 문인화(운방 유소영, 도하 김형만, 학림 구희찬, 석야 임병길) 등이 출품되어 매우 다채로운 전시회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외국에서 병마와 싸우면서 꿋꿋이 살아가는 아들 부부의 건강과 행복을 비는 작품 상애(想愛)를 선보인 소향 김시복 선생의 사연에서는 대한민국 부모님의 사랑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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香 金時福 / 相愛  상애   35×70·篆


그리고, 93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출품하신 백교 권혁승 선생은 율곡 선생의 건강을 위한 열가지 조언을 담은 건강십훈(健康十訓)을 통해 건강한 장수의 비결을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도 작고한 여산 윤국병 선생, 그리고 소인 엄희순 선생, 노운 안종중 선생, 기봉 안영수 선생 등이 찬조 작품으로 자리를 빛내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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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柳小英 / 牧丹  모란   45×60·文人畵


시계연서회 이사장(운계 백보현)은 금번 시계서회전을 마무리 하면서 회원전을 개최하면서 항상 아쉬움이 많지만 매년 1년간 공부한 것을 보여주고 자신의 발전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하였으며 앞으로도 두 스승의 발자취를 따라 꾸준히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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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 그래왔듯이 시계서회전이 30회를 넘어 50100회를 매년 지속하여 한국 서예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전시정보>

제30회 시계서회전(柴溪書會展)

전시일시: 2025. 6. 5(목) ~ 6. 11(수)

전시장소: 백악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