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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로 피어난 삶과 예술”
우리 엄마 노순애 / 70*70cm
조용히 먹을 갈고 붓을 들면, 그 안에서 마음의 결이 드러난다.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1전시관에서 열리는 꽃담 이정자 선생의 개인전 「먹 흔적 하나, 둘..」展은 그 마음의 결을 한 폭의 서화로 풀어낸 전시다. 오는 10월 29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 예술과 학문, 그리고 사업의 길을 함께 걸어온 작가의 내면과 인품이 고스란히 스며 있는 자리다. 작품 전시와 더불어 40여 년간 한글서예만 고집한 작가가 2020년 한국연구재단 신진 연구자로 선정되어 작년에 출간된 이론 서적, ‘한글서예 서사기법’ 출판 기념회도 함께 하는 자리라 더욱 뜻깊다.
여승 / 70*135cm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작가가 살아온 삶의 궤적이 먹의 향기로 피어나는 ‘삶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15년 전의 작업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애지중지 모아 온 한글서예, 문인화, 불화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각기 다른 시기의 작품이지만, 그 속에는 변치 않는 따뜻한 정서와 섬세한 감성이 흐른다.
빈촌의 밤 / 50*70cm
이정자 선생은 평생을 예술과 사람, 그리고 나눔의 가치 속에서 살아왔다. 그는 늘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며, 가족과 이웃, 제자들에게 따스한 마음을 전해왔다. 그의 작품에서도 그러한 인품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단정한 서체 속에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부드럽고, 문인화의 한 획에는 인생의 굴곡을 껴안은 듯한 여유와 깊이가 배어 있다. 작가가 직접 쓴 짧은 시구와 서정적인 문장이 함께 어우러지며,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러운 평온과 감동을 느끼게 한다.
내 어머니 / 20*100cm
작가의 스승인 철견 곽노봉 선생은 “이정자 작가는 평생을 묵향 속에서 자신을 닦고, 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예술을 완성해 온 사람”이라며, “그의 작품은 단순한 서예나 그림이 아닌, 마음의 언어이자 세상과의 대화”라고 평했다. 또한 “먹의 진한 농담 속에 작가의 인생이 담겨 있고, 그 필획의 여백 속에는 관조와 겸손, 그리고 따뜻한 인간애가 깃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동행 / 200*125cm
이처럼 이번 전시는 꽃담 이정자 선생의 인품과 예술이 하나로 이어진 ‘삶의 전시’이다. 작품의 주제와 표현은 소박하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서와 메시지는 깊다. 한글서예에서는 순수한 언어의 아름다움이, 문인화에서는 사의적 풍경의 여운이, 불화에서는 인간의 마음을 향한 기도가 느껴진다.
초봄 / 35*25cm
작품집 중간중간 작가의 언어도 간결하게 배치해 놨는데 가족 간의 애틋한 감정이 읽는 이의 감성을 긁어낸다. 나아가 서예와 시, 그리고 문인화, 불화등 전체 그림폭에 하나의 조화로운 흐름으로 엮인다. 이는 단순히 시각적인 감상에 그치지 않고, 관람자에게 ‘마음의 쉼표’를 선사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귀촉도 / 60*40cm
삶과 예술, 그 경계를 허문 따뜻한 손길
이정자 선생은 예술을 삶 속에서 실천해 온 작가다. 그는 “예술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자, 세상을 향한 인사”라고 말한다. 그의 작품에는 꾸밈이 없다. 대신, 진심이 있다. 먹의 농담은 감정의 굴곡을, 붓의 속도는 삶의 리듬을 닮았다.
양류관세음보살도 / 65*95cm
전시장을 찾은 이들은 작가의 작품 앞에서 자연스레 발걸음을 멈추게 될 것이다. 붓끝에서 번진 한 줄기 먹빛이 어느새 자신의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는 듯하기 때문일 것이다.
풀꽃 / 45*30cm
작품들을 두루 살피면 화려함보다 따뜻함, 뛰어난 기예보다 오히려 사람이 앞서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내면에 깊이 익어있는 구수한 참 맛, 살면서 엮이고 풀어온 경험에서 비롯된 그만의 진실된 언어가 글씨와 그림을 만나 알맞게 숙성된 이유일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매운맛, 쓴맛, 그리고 달콤한 인생을 경험하게 된다.
한국의 여자들 중에서 / 50*135cm
「먹 흔적 하나, 둘..」展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작가의 삶의 일부다. 붓끝에 깃든 사랑, 시선의 따뜻함, 그리고 나눔의 철학이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에게 고요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작가의 작품은 말없이 이야기한다. ‘살아온 흔적이 곧 예술’이라는 진리를,.,
- 글씨21 / theart21@naver.com -
전시 일정
기간: 2025년 10월 29일(수) ~ 11월 4일(화)
장소: 경인미술관 제1전시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11-4)
오프닝: 10월 29일(수) 오후 5시
문의: 경인미술관 (02-733-4448)
꽃담 이정자(李正子, lee jung ja)
아호: 꽃담, 僅知, 愚草 학력: 경기대학교 미술디자인대학원 예술학석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서화심미학과 서예전공 문학박사
개인전 -筆-하모니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2006 -인천 아트 페어 IAF The Solo Exhibition by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2006 -한국서예 여류정예 작가 월간서예문화 초대 개인전 이형아트센타 2010 -개인전 경인미술관 2025
저서 -'서사기법' 공역 다운샘 2013 -'광초미학' 공역 다운샘 2016 -'서예기법' 공역 다운샘 2018 -'조선시대 한글서예의 서사기법' 다운샘 2024
서단 활동 및 현재 -경기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한국서예학회 부회장 역임 -문화예술 콘텐츠연구소 책임연구원 역임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교육원 서예과 교수 -한국서학연구소 연구원 -한글서예연구회 회원 -봉선사 불화반 회원 -소실산방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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