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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캘리그라피

[News]

2022-09-29
황석봉의 소풍鮹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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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樂之 · 2022 · 캔버스에 아크릴 · 혼합재료 · 61×91cm


필묵서화를 현대미술로 선보이는 작가 시몽 황석봉의 개인전 황석봉의 소풍鮹風이 개최된다. 자하미술관은 2020, 한국 근현대 서예를 집약하여 선보였던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관에 : 한국 근현대 서예전에서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서예 작가를 발굴하고자 하였다. <다시 서예: 실험과 파격> 섹션에 참여한 황석봉은 당시 이우환, 김환기, 안상수, 황창배 등과 함께 미술에 가까운 형식의 서예 작품들을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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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樂之 · 2022 · 캔버스에 아크릴 · 혼합재료 · 45.5×38cm


이에 한국 서예가 본격적으로 재조명받기를 바랐던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의 뜻을 이어 자하미술관은 황석봉 작가의 미술적 잠재력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개인전을 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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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지樂之 · 2022 · 캔버스에 아크릴 · 혼합재료 · 45.5×38cm


황석봉(1949~)은 원로 서예가로 국립현대미술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한국서예박물관의 기획전에 참여하였으며 경기도미술관 개막식 대붓 퍼포먼스를 하는 등 서예라는 장르로 기반으로 활발한 미술 활동을 해오는 중이다. 2011년 서산창작예술촌 관장으로 부임한 뒤부터는 서산의 지역적 특성과 바닷가, 갯벌 등의 자연을 탐색하고 이들을 적극 활용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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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지樂之 · 2022 · 캔버스에 아크릴 · 혼합재료 · 54×77.5cm


서산에서 작업을 시작하며 그가 가장 주목한 소재는 바로 갯벌과 뻘낙지이다. 낙지는 이번 전시 명 소풍(鮹風)과도 관련된다. 여기서 소풍이란, 낙지 소() 자에 바람 풍() 자를 사용한 것으로 낙지가 마치 춤을 추듯 활발하게 움직이는 에너지를 현대서예로 표현했음을 의미한다. 작가는 단순히 낙지의 외양을 묘사하는 것에서 나아가 붓끝에 특유의 꿈틀대는 생명력과 에너지를 담고자 했다. 낙지는 서양에서 꺼려하는 생물이지만 한국에서는 친숙한 해산물이자 긍정적인 에너지를 상징한다. 황석봉의 생태주의는 이처럼 낙지라는 소재를 통해 생명력과 더불어 한국적인 감수성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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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지樂之 · 2022 · 캔버스에 아크릴 · 혼합재료 · 60.5×60.5cm


대붓을 활용한 작업이 이전에도 계속 해왔던 서예의 연장선에 있다면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시도한 신작도 만날 수 있다. 그 중 특히 눈여겨볼 것은 조개와 굴 등 어패류의 껍데기 등의 해양 폐기물을 채집하고 그것들을 빻아 캔버스에 뿌리며 물감을 덧입힌 추상 회화이다. 이처럼 황석봉 작가는 자연과 인공, 전통과 현대, 서예와 미술 등을 이분화하지 않고 그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자세로 작업을 지속한다. 이를 그는 동양철학의 사상을 접목한 ‘Ki art’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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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지樂之 · 2022 · 캔버스에 아크릴 · 혼합재료 · 91×72.5cm


바람이 선선해지기 시작하는 10, 자하미술관에서 과거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전통 서예와 오늘날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캘리그라피를 넘어 추상미술로 발돋움한 현대 서예를 감상해보기를 바란다. 더불어 이번 전시에서는 낙지의 생동감 있는 에너지를 통해 팬데믹으로 즐기지 못했던 갯벌과 바다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22. 9. 29
자료제공 : Zaha Museum

 

<전시정보>

황석봉의 소풍鮹風

전시기간 : 2022. 9. 23() ~ 10. 23()

오프닝 : 2022. 9. 23() 오후 4

전시장소 : 자하미술관

전시담당 : 박유한 (010-8506-4244), 박지민 (010-9929-7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