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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3-01-03
제2회 도홍 김상지 서법전(귀어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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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도홍 김상지 서법전(귀어초심)

린룬다 국립대만예술대학교 서화예술학과 교수


저와 김상지 선생과는 우연한 인연으로 만났습니다. 2013년 김상지 선생과 그의 스승과 제자들이 함께 제가 근무하는 국립 대만예술대학교 서화예술학과를 방문하였고 학과장인 임진충 교수와 제가 응대를 하였습니다

자리에서 저는 선생의 스승님과 서예작품집을 교환하였는데 저의 작품집을 넘겨 보는 와중에 한국 학생 중에 유독 김상지 선생만이 저의 작품 내용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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孟浩然詩 맹호연 시 · 70×20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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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湖先生詩 백호 선생 시 · 70×135cm 


집중하는 눈빛이 저의 관심과 호감을 불러 일으켰고 방문 일정을 마치면서 옆에 있는 사무실로 선생을 불러 똑같은 작품집에 사인을 하여 서예를 열심히 하라는 마음으로 선물을 하였습니다.

수년 후혜풍당 필묵회사의 사장인 양여사의 전화를 받았는데 한국의 김상지 선생이 인터넷을 통해 저를 찾는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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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衣子詩 무의자 시 · 70×13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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孤雲先生詩 고운 선생 시 · 33×45cm


얼마 후 김상지 선생이 타이베이로 저를 만나러 왔습니다. 당시 저는 이미 교직에서 은퇴를 하였기에 저희 집을 방문하여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후 옆에 있는 타이음료점에서 따끈한 팥죽을 대접했는데 그때가 마침 동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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圃隱先生詩 포은 선생 시 · 35×70cm


나이가 많았던 저는 팥죽을 절반 먹고는 뚜껑을 닫았는데 김상지 선생도 먹다 말고 똑같이 뚜껑을 덮고 가져갔습니다. 저는 여기서 그의 배려와 세심한 면을 봤습니다.올해는 서예가 동료인 오숙진 여사를 통해 연락이 닿았는데 선생은 이미 유명한 서예가의 반열에 올라 있었고 서예를 널리 알리고자 정성을 다해 서예전을 개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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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嘏詩 조하 시 · 34×47cm 


오늘 제가 김 선생의 한문, 한글 그리고 전각 등 전시작품 사진을 보았는데 서예 실력이 정말 비범하였습니다. 선생의 작품을 보면 자연스럽고 바로 그 본심에 닿았습니다. 전통적인 서예의 선으로부터 시작하여 개성 넘치는 창작의 경지를 융합하였는데 선생의 뛰어난 지혜와 용기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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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衣子詩 무의자 시 · 35×135cm 


선생의 작품에서 저는 한문으로 둘러싸인 우리네 환경은 오히려 속박으로 다가왔으나 김 선생의 작품은 전통의 틀을 쉽게 벗어나지만 전통적인 정수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중봉법 위주로 한 선생의 작품은 선이 질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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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維詩 왕유 시 · 70×200cm


작품의 구도는 매우 창의적이며 일부 작품은 매우 활발하고 생동적인 동시에 장난기가 묻어나와 선생의 작품은 서예창작에 대한 저의 생각을 이끌어 내기에 선생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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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담선사 안민가 · 33×45cm


작품 중에는 한글 서예도 있어 한글을 모르는 저로서는 그 뜻을 모르지만 또 그로 인해 작품의 선의 미감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서예를 잘하는 사람은 그 멋을 감상하지 자형을 분별하지는 않는다.”라는 옛말처럼, 문자의 뜻을 생각하는 사고에서 벗어난다면 오히려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김 선생의 전각작품도 보았는데 한글 인장도 있었습니다. 대체적으로 한문 인장의 기초에 문자와 도상금문을 결합한 선생의 창의적인 재능에 탄복하였습니다.선생이 개인전을 개최한다는 소식에 매우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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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의 배움의 여정에 참여하지 못했던 저로서는 상세히 논할 수는 없지만 선생의 작품을 통해 이미 장성은 거목처럼 늠름하게 우뚝 서 있는 듯하였고 만개한 꽃봉우리처럼 다채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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冶父禪師詩 야부선사 시 · 70×135cm


저와 친분을 나누는 정성을 회상해보건데 이러한 정신과 태도로 서예를 연구하고 일군다면 선생의 미래는 반드시 밝게 빛날 것이라 사료됩니다. 김상지 선생의 개인전 개최를 축하드리며 진심 어린 축복을 전합니다.

 

20221111일 오전 1111

국립 대만예술대학교 서화예술학과 교수 린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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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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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제2회 도홍 김상지 서법전(귀어초심)

  

<서울전>

2022년 11월 23()~29()

 인사동 갤러리경북


<경주전>

2022년 12월 24()~28(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1층 전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