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Interview]

2023-01-04
갤러리 일백헌 탄주 고범도 초대전 <한글을 한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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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서객, 그 감각과 균형의 조응

 

석태진 (글씨21 대표, 갤러리 일백헌 관장)

 

서예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동양 삼국(,,)

자존심이자 삼국모두 한자를 기반으로 통용하는 국가의 문자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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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 · 45×8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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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무궁한라삼천 · 120×70cm


하지만 각 국가마다 각자의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예는 한자서예, 한글서예, 가나서예로 크게 분류 되고 특히, 서예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한자 서예는 다양한 서체, 다양한 조형요건을 갖추고 있어 글맛을 내기에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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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다송 · 94×45cm


하지만 한글의 경우 그 획의 요건이 매우 간결하고 표현의 형식도 제한적이어서 관자로 하여금 미적 감흥을 끌어내기 곤란한 입장을 안고 있습니다만 작가는 능숙하게 그 실마리를 풀어내고 있음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탄주 고범도 작가는 한자 서예의 중진작가로 우리에게 매우 익숙합니다. 하지만 작가의 한글작업은 한자서예 그 이상의 매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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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곧은 신념 · 75×2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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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지만물 · 49×128cm 


일목요연한 궁체의 깔끔하고 정성스러움에서 볼 수 없는 있는 그대로의 성정을 잘 더러 낸 붓의 놀림이 약간의 긴장감, 약간의 어눌함, 약간의 낭만이 곁들어진 풍류인의 글씨라 함이 어울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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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음은 산처럼 솟고 사랑은 강같이 흘러 · 122×3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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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 75×21cm


하지만 세세히 관찰하다 보면 작가 나름대로의 규율이 있는 듯합니다. 획과 획 사이, 공간과 공간 사이, 넘어질 듯 서있는 중량감, 그리고 필압의 경중 등에서 보여준 결과물은 분명 고전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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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 15×21cm×2 


예서체에 보이는 획의 질감과 결구 그리고 탁월한 조형성을 낚아 자형에 담았고 옛 한글서간이나 행초에서 비롯된 미적 흐름과 운율을 공간속으로 끌어안아 융화 시킨 탁월함이 눈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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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선도 시조 · 36×2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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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 18×70cm


더불어 옛 글씨와 옛 그림 수집을 통한 안목도 한 몫 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글씨에 대한 집착과 고전탐구 그리고 그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화 하려는 노력이 지금의 독특한 한글 서예로 표현 됐다고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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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선사시-산천도인의 사차시의 화운하여 · 139X34cm


이번 초대전을 통해 오늘날의 한글서예가 어떻게 전개 되어야 할지, 현실의 서예가 어떻게 이 고난의 시절을 견뎌낼 수 있음에 대한 작은 울림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초대에 응해 주시고 좋은 작품으로 답 주신 탄주 선생께 거듭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2023.01.04
글씨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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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갤러리 일백헌
탄주 고범도 초대전 <한글을 한글하다>


전시기간 : 2022. 12. 2(금) ~ 12. 8(목)

전시장소 갤러리 일백헌

기획 : 글씨21  ·  초대 : 갤러리 일백헌

(서울 종로구 북촌로 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