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3-01-16
청년 전각 3인전 <재영포일(載營抱一)>

청년 전각 3인전 <재영포일(載營抱一)>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백악미술관 1,2,3층 전관에서 202315()부터 111()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孤雲野鶴 외로운 구름과 들의 학.jpg

 孤雲野鶴 외로운 구름과 들의 학 · 이완

法天貴眞 하늘을 본받아 참을 귀하게 여기다.jpg

法天貴眞 하늘을 본받아 참을 귀하게 여기다 · 이완


한국전각협회와 글씨21이 후원한 이번 전시에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여온 산하 윤종득, 상백 신현경, 이완 작가의 33색 전각 작품 200여 점이 출품됐다.


貧者一燈 가난한 자의 등불 하나.jpg

貧者一燈 가난한 자의 등불 하나 · 이완

香園 향기나는 동산.jpg


香園 향기나는 동산 · 이완


표제로 사용한 재영포일(載營抱一)’은 노자 10장에 나오는 영혼을 안정시켜 흩어지지 않게 할 수 있나라는 뜻의 재영백포일 능무리호(載營魄抱一 能無離乎)’에서 가져왔다.


花是山中曆 風爲靜裏賓 꽃은 산중의 달력이요 바람은 고요 속의 손님이네.jpg

花是山中曆 風爲靜裏賓 
꽃은 산중의 달력이요 바람은 고요 속의 손님이네 · 이완


이완 작가는 재영포일은 가슴속이라는 방촌지간(方寸之間)’과 같이 한치 안에 우주를 품다는 뜻이라며, “전각 전시가 흔치 않은 우리나라 상황에서 규모 있는 전시를 열어보자는 뜻을 모아 1년 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花好月圓人壽 꽃 좋고 달은 둥그니 제 수명을 다 누리리.jpg

花好月圓人壽 꽃 좋고 달은 둥그니 제 수명을 다 누리리 · 이완

 

작품은 세 작가의 성향이 다른 만큼 개별 작가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글씨, 전각, 회화, 문인화 분야를 거침없이 넘나드는 산하 윤종득 작가의 전각은 양식이 투박하면서도 고박스럽고 거친 선질을 보여준다.


常無欲觀其妙 언제나 무를 가지고 세상의 오묘한 영역을 나타내려 한다.jpg

 常無欲觀其妙 
언제나 무를 가지고 세상의 오묘한 영역을 나타내려 한다 · 윤종득

安有形去而影在 皮亡而毛存者乎 형태가 가고 없는데 어찌 그림자가 있을 수 있으며, 피부가 죽었는데 어찌 털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jpg

安有形去而影在 皮亡而毛存者乎 
형태가 가고 없는데 어찌 그림자가 있을 수 있으며,
피부가 죽었는데 어찌 털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 윤종득


중국 항저우에 오래 머물렀던 상백 신현경 작가의 전각은 주로 금, , , 상아를 사용해 정교함을 보여준다. 반면 이번 전시에는 대부분 석인재를 사용한 작품을 출품해 신 작가 전각의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以家觀家 집으로써 집을 대한다.jpg

以家觀家 집으로써 집을 대한다 · 윤종득

一以貫之 하나가 모든 것을 꿰뚫는다.jpg

 一以貫之 하나가 모든 것을 꿰뚫는다 · 윤종득 


서예, 캘리그라피, 전각 등 여러 방면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보여온 현대 서예가 이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전통 전각에 현대적인 요소를 접목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보여주는 형식에서도 돌에 새긴 입면 사진을 촬영한 후 확대 출력해 전시하거나, 판넬에 조각조각 붙이는 방식으로 현대 미술 형식을 가져왔다.


鳥數飛 습은 새가 자주 날갯짓하는 것과 같다.jpg

鳥數飛 습은 새가 자주 날갯짓하는 것과 같다 · 윤종득

破邪顯正 사악함을 부수고 바른것을 드러낸다.jpg

破邪顯正 사악함을 부수고 바른것을 드러낸다 · 윤종득


한편 산하 윤종득 작가는 경상북도 안동 출신으로 2006년 첫 개인전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해마다 변화를 보여주며 최근 몇 년간 사군자에 심취한 개인전을 개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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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毋相忘 오랫동안 서로 잊지 말자 · 윤종득

長毌相忘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jpg

長毋相忘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 · 신현경


상백 신현경 작가는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예과를 졸업하고, 전각의 성지로 불리는 중국 항저우에 10여 년간 머물며 중국미술학원 서법계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3 중국(항주)서령인사110주년 국제전각대회 우수상을 수상했고, 2020 대한민국 국회관인 공모전 입법부 국새 부문에 당선됐으며, 2020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한국전각협회회원으로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며 문화재청 금석문 탁본 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敦大 돈후(敦厚)하고 관대(寬大)하다.jpg

敦大 돈후(敦厚)하고 관대(寬大)하다 · 신현경

雅靜 (분위기,색,언행 따위가) 고상하다.jpg

雅靜 (분위기·색·언행 따위가) 고상하다 · 신현경


세 작가 중 막내인 이완 작가는 원광대학교 순수미술학부에서 서예를 전공하고, 북경 중앙미술학원에서 서법반 진수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한국전각협회, 한청서맥, 80후 회원으로 100여 회의 초대·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一意孤行 다른사람에 掛念(괘념)하지 않고 자기 혼자 생각을 실행해 감.jpg

一意孤行
다른사람에 掛念(괘념)하지 않고 자기 혼자 생각을 실행해 감 · 신현경

一勺百川 한방울의 물이 큰강을 이룬다.jpg

一勺百川 한방울의 물이 큰강을 이룬다 · 신현경


이완 작가는 최근 캘리그래피가 유행인 것처럼 한문 위주인 우리나라 전각에서도 한글 전각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발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醉石 돌에 취하다.jpg

醉石 돌에 취하다 · 신현경 

 

2023.01.16.
한동헌기자

 

 

<전시정보>

 

청년 전각 3인전 <재영포일(載營抱一)>

 

전시기간 : 202315() ~ 111()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1,2,3층 전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916)

문의: 02-734-4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