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Preview]

2023-11-16
청곡 김춘자 개인전 <청곡유어전(靑谷遊於篆)> / 11.16~11.22


서예의 근본을 찾아 다양한 서체를 섭렵해 온 청곡 김춘자 작가의 개인전 <청곡유어전(遊於篆)>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백악미술관 1·2관에서 20231116()부터 22()까지 일주일 동안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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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전서에서 노닌다는 의미의 유어전(遊於篆)’을 주제로 갑골문 3점을 비롯해 금문 28, 소전 4, 조충전 5점과 동파문 3점 등 총 43점의 전서 작품을 선보인다. ‘유어전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전서 중 갑골문에서 소전에 이르기까지 서예의 근본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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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覺 35×45cm 

 

김춘자 작가는 “2021년 봄꽃이 필적부터 전서에 흥미가 연거푸 더해지더니 어느새 마음 다잡아 힘을 쏟아 부었다전서는 글씨의 근본인데 기본이 서야 도가 생긴다[本立而道生]는 논어의 말씀처럼 평소 근본을 중요시 해 온 것과 서예에서 전서를 강조하는 것은 한 흐름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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好學 / 56×65cm


한국서예학회 장지훈 회장은 반세기를 붓과 동행해 온 청곡의 모습은 서예의 근본을 찾아가는 구도자의 모습을 연상시킨다이서청(李瑞淸)서예가 비록 소도(小道)라고 하지만 반드시 뿌리를 심는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글씨를 배우는 것도 전서로부터 입문해야 한다[書法雖小道, 必從植其本始. 學書之從篆入]”고 말한 것처럼 청곡의 전서에 대한 탐구도 서예의 근본에 대한 끊임없는 구도의 과정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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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字文-句 / 70×200cm


전시 작품 중 조충전 작품인 ()’은 이번 청곡유어전의 방점과 같은 작품이다. 김 작가는 전시 준비를 마무리할 즈음 세월이 냇물처럼 흘러도 몰두할 일이 있으니 어찌 즐겁지 않으랴라는 마음과 함께 즐거울 락() 자가 떠올랐다조충전으로 흥겹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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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 - 즐거움 67x60cm


동락(同樂)’은 서예 작품을 창작한 후에 얻는 가없는 즐거움과 감사가 타인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전환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담았다. 김 작가는 서예와 동행하면서 즐겁다. 타인과 함께 즐거우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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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樂 / 43×130cm


갑골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아(無我)’는 문자 자체가 지니고 있는 조형의 장식성과 신령함, 영험성을 서예적 요소와 융합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그는 공평무사, 곧 어느 쪽에 치우지지 않아 공평하고 사사로운 욕심이 없어지기를 늘 생각한다텅 빈 마음, 편안한 마음으로 붓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무아실은 작가의 당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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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我 / 25×35cm


김춘자 작가는 서예는 마음을 담아내는 예술로서 ''이 강조된다고 말한다. “왕희지는 '학식에 통달한 사람이거나 뜻 있는 선비가 아니면 배워도 도달할 수 없는 것이 서예'라고 했다. 이로써 보면 바람직한 서예 작품은 숙련된 기법에 의한 필력과 고원(高遠)한 정신세계의 묘합(妙合)으로 이루어진다 할 수 있겠다법도를 떠나지 않으면서 구속 받지도 않는 작품, 현대적 미감이 투영된 개성적이면서 정감 있는 작품을 창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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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心 / 35×126cm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청곡 김춘자 작가는 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에서 문학석사를,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유학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4년부터 서예에 입문하여 반세기를 붓과 동행한 그는 전라북도서예대전 대상, 대한민국서예대전 대상을 수상했으며, 여섯 번의 개인전과, 이집트한국문화원 초청전, ·중 서법교류전, 2019부산서예 BIENNALE 세계서화명가홍예전, ··당대서법명가초청전 등 여러 초대전과 단체전에 출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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誓海魚龍動 / 50×94cm


대한민국서예대전 운영위원, 대한민국 청년서예대전 심사위원 등을 거쳐 현재 한국서예협회 이사, 서울서예협회 이사, 한국서예학회 이사, 동양예술학회 이사, 삼청시사 부회장, 한국서예가협회 수석부회장을 맡아 한국 서예 확산과 발전에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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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자 작가는 “2024년에는 초서에 매진해 연말 일곱 번째 개인전은 초서로 꾸밀 계획이라며 그 후에는 한글 서예와 한시에도 천착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는 126일에는 한국미술관 2층 전관에서 열리는 국제서예가협회전에도 출품할 예정이다.

 

2023.11.14.

한동헌

 

 

<전시정보>

 

청곡 김춘자 개인전 <청곡유어전(靑谷遊於篆)>

 

전시기간 : 20231116() ~ 1122()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1·2

(서울. 종로구 인사동916)

문의: 02-734-4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