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3-11-30
글빛 박혁남 제11회 캘리그라피 개인전


시대에 부합하는 예술로서 캘리그라피의 가능성을 제시해 온 글빛 박혁남 작가의 열한 번째 캘리그라피 개인전이 인천 미추홀구 혜원갤러리에서 20231110()부터 16()까지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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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열린 이번 캘리그라피 개인전에는 평면 액자 작품 60, 여러 소재를 활용한 소품 50점 등 현대적인 조형어법이 고재, 전각, 캘리그라피 상품과 어우러진 110여점의 작품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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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남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캘리그라피에 한글을 사용하는데 있어 예술적 소재로서 한글의 가능성을 열고 독창성과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일반 관람객에는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각 요소를 풍부하게 하고, 작가군에는 캘리그라피의 새로운 연구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새롭고 특별한 재료를 사용해 창작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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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품에는 박 작가가 작품 컨셉에 맞춰 제주도 고택의 수백 년 된 옛날 나무로 작품 액자를 만든 12점을 포함해 생활 속의 캘리그라피(calligraphy in life)’라는 주제에 맞춰 생활 속에서 만나는 천, 도자기, 목재를 사용한 손수건, 스카프, 부채, 가방, 시계, 책갈피 등 작가의 개성과 예술적 멋을 드러내는 작품들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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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작가는 소재와 내용의 적합성, 서체의 다양성을 보여주려고 했다“1년 반 전부터 찾은 고재는 육지에서 볼 수 없는 제주도만의 바다 나무의 특성과 오랜 햇수를 먹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 작품 내용과 적절하게 조화되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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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두고 월간서예이용진 편집장은 "박혁남 캘리그라피는 재질과 소재에 따라 조화를 부리기도 하지만 깊숙한 곳에서 울려 나오는 선의 아름다움은 잊을 수 없다수십 년 쌓아온 공력이 도달한 지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전시 작품에는 작가가 개인전에 맞춰 14년 만에 출간한 두 번째 시집 묵향의 아침에 수록된 시 68편에서 선별한 시 문구를 캘리그라피로 표현해 시..(..) 작가의 면모를 잘 보여주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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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작가는 “14년 동안 먹을 갈며 창작의 이유를 돌이켜 본 심정을 시로 쓴 것이다. 시와 예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시서화의 심정은 같은 동원이라고 강조하고, “작품에는 자기만의 정서가 개입되어 내용과 글씨가 맞아야 하는 것이 시서화의 방향이라며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문장을 가져다 글씨 모양만 입힐 수는 없다. 이번 전시에는 자작시로 대부분 작업했고 유명한 글은 상황에 맞는 문장을 골라서 선문 내용이 하나의 줄기로 흐르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도정 권상호 교수는 "박혁남의 시..화는 진정한 창작인의 모습이요 창작의 완성이며 캘리그라피의 무한한 창작 가능성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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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글빛 박혁남 작가는 대전대학교 대학원 서예과를 졸업하고,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초대작가, 두 번의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예전공 겸임교수로 9년간 재직했다. ‘한국신지식인으로 선정됐고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공식 서예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지역 안팎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6년 전 설립돼 현재 전국 22개 지회·지부를 둔 한국캘리그라피창작협회 이사장으로 캘리그라피 장르의 순수예술 정착과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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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혁남 작가는 캘리그라피가 인기를 끌며 대중이 글씨를 선호하고 있는 정서적 분위기에 주목하고 있다. 서예가 다시 깨어날 수 있는 호기라는 것이다. 그는 붓으로 글 쓰려는 사람은 결국 서예가 선질이라는 것을 느끼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서예의 자산이고 이들을 흡수해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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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통 서예는 규격화된 서체와 서법을 중심으로 표현하는 데 비해, 캘리그라피는 쓰고자 하는 문구나 사물에 집중해 감성적으로 표현한다""다양한 방식으로 감성을 먼저 대입한다는 점이 캘리그라피의 매력이고 대중적인 장점"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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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 박혁남 작가는 대중이 생각하는 캘리그라피와 이 시대에 맞는 캘리그라피를 탐색 하고 캘리그라피의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며 창작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인이 선호하는 짧은 글들을 모은 캘리그라피 선문집도 발간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캘리그라피창작협회에서는 인천에서 열리는 캘리그라피 축제인 ‘2023 KCCA 캘리그라피 축제도 기획하고 있다.

 

2023.11.29.

한동헌

 


<전시정보>

 

글빛 박혁남 제11회 캘리그라피 개인전

 

전시기간 : 20231110() ~ 1116()

전시장소 : 혜원갤러리

(인천. 미추홀구 미추홀대로 634 혜원빌딩)

문의 : 032-422-88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