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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4-01-22
송하 백영일선생 1주기 추모전 / 24.1.11~17

서예의 미학을 찾아내는 일에 평생을 헌신한 온 송하 백영일선생 1주기 추모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백악미술관 전관에서 2024111()부터 17()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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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2022111일 향년 68세에 숙환으로 별세한 송하 선생의 1주기를 맞아 송하 백영일교수 추모사업회가 한글 인장집 믐빛한글돌새김발간과 함께 마련한 유작전으로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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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 백영일교수 추모사업회 일우 방재호 회장은 송하 선생은 투병에 들어가며 생의 마지막 작업으로 수백 점의 한글 전각 작품을 책으로 발간하기 위해 매진하셨다, “책 완성을 목전에 두고 세상을 떠나 안타까웠는데, 제자들이 뜻을 모아 교재로 삼을 만한 인장집을 간행하고 유족의 뜻을 받아 서예작품을 포함해 추모전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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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 선생의 한글 인장집 믐빛한글돌새김발간은 이인회(里仁會) 회원을 포함해 졸업생 25명과 유족들의 성금이 모여 이뤄졌다. 도록에 수록될 인장을 꼼꼼하게 선별하고, 서예작품을 풀어 일일이 명제와 한문 내용을 해석하고 제작 연도와 작품 크기를 자로 잰 후 작품을 다시 포장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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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호 회장은 종이를 선별하고 인주를 고르는 과정에서 종이를 국내에서 구하지 못해 중국에서 수입해야만 했고, 3명이 나누어 실인을 5천번 이상 찍고 인장이 마르기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다며 수고로움을 마다치 않은 집행위원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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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는 믐빛한글돌새김에 수록된 한글 전각 308점이 백악미술관 1층 전시실에 모두 전시됐다. 2층 전시실에 한문 서예 38점과 3층 전시실에 한글 서예 23점이 각각 전시돼 전통적 필획이 살아 숨쉬는 한문 서예와 새로운 조형언어의 가능성을 제시한 한글 서예 등 송하 선생의 작품 세계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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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호 추모사업회장은 인장에 새긴 문장의 글자 포치와 조형미를 살펴보면 송하 선생의 소위 칼맛’, 금석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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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 선생 한글 전각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아리랑>아리랑세 글자를 모두 구부려서 한 획으로 연결해 놓았는데, ‘아리랑을 보다 아리랑답게 표현하기 위한 의도가 담긴 예술적 포치라고 할 수 있다. 방재호 회장은 “‘아리랑에 물이 흐르듯이 유려하게 흐르는 흐름소리 '이 두 번이나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유려한 흐름으로 구불구불 획을 연결함으로써 우리말의 어감은 물론 아리랑을 부르면서 춤 추는 듯한 율동성까지를 조형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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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20점으로 구성되어 있는 <상상> 연작은 백문(白文)과 주문(朱文), 또는 주백상간문(朱白相間文)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 회장은 이는 한글의 우수성과 예술적 가치에 대하여 언제나 자유분방한 상상을 하면서, 정서(正書)와 반서(反書), 좌우와 상하 배열의 다채로운 변화를 통하여 기상천외한 새로운 조형을 창출한 것이라며, “‘상상을 더욱 상상답게 하기 위한 천사만려(千思萬慮)의 몸부림이 낳은 특별한 조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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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장집 제목에 쓴 믐빛흰솔과 함께 송하 선생이 즐겨 사용한 아호다. ‘그믐달빛이라는 뜻이다. 그믐에는 달이 사위어져 거의 달빛을 볼 수 없지만 분명히 새 빛을 잉태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송하 선생은 생전 “’믐빛은 빛없는 빛이며 신생의 기운을 머금은 빛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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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부 한정판으로 발간한 믐빛한글돌새김은 인사동 송죽필방서울 한 곳과 대구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도록과 함께 실인보집 15권을 별도로 제작했다.

(문의 010-7469-6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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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송하 백영일 선생은 1995년부터 2011년까지 대구예술대학교 서예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운영위원, 심사위원장, 동아미술제 동우회, 동아미술제 심사위원, 대구서학회 초대 회장, 국제서법연합 대구경북지회 부회장,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 등을 맡아 왕성하게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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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 대규모 전시회는 한글 서예에서 한자의 전서와 초서, 훈민정음 해례본체에 바탕을 두면서도, 표음문자에 표의성을 부여하고 화상 이미지를 도입하는 등 참신한 예술성과 조형성을 선보인 자리로 지금까지도 한국 서단에 자극과 활력을 주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송하 선생의 대표적인 전시로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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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 백영일교수 추모사업회에서는 오는 4월 경상남도 거창에 송하 선생 묘비를 설립할 예정이다. 방재호 추모사업회장은 제자들과 힘을 모아 5년 안에 송하 선생 추모비도 건립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기금을 마련해 작가를 선정하고 송하 선생님 이름의 그룹전, 초대전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4.1.17

한동헌

 

 

<전시정보>

송하 백영일선생 1주기 추모전

믐빛한글돌새김 발간

전시기간 : 2024111() ~ 117()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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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010-7469-6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