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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4-02-19
두번째 한국섬유예술협회전 <붓들고 나르샤>

두번째 한국섬유예술협회전 <붓들고 나르샤>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갤러리라메르 제1전시실에서 2024214()부터 19()까지 열렸다.

202211월 협회 발대식과 함께 열린 임원 초대전에 이은 이번 두번째 협회전에는 소속 회원작가 20명이 참여해 천 바탕에 작업한 민화, 수채화, 문인화와 한글서예, 한문서예 작품 20점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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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섬유예술협회 록야 강해운 이사장은 전통 서예와 문인화 분야에서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들이 모여 서예술을 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소재에 변화를 주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고 소개하고, “서예, 문인화 전통을 이어가되 지나치게 생활아트에 치우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우리 삶 속에 밀접하게 자리잡고 있는 천으로 변화를 준 작업을 선보이고 섬유예술을 보급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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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협회전은 즐거울 락()’을 모티브로 붓들고 나르샤를 주제로 삼았다. 붓을 들고 함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놀아보자는 취지를 작품에 녹여냈다.

천을 바탕으로 하지만 먹물과 페브릭물감, 아크릭을 안료로 사용하는 서화 작가들이 참여한 만큼 출품작들은 천에 자연 식물성 소재, 소창부터 동물성 소재 실크, 합성 소재의 재활용 작품까지 다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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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람 박윤옥 작가의 한문서예 작품 녹명(鹿鳴)’은 전시 주제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녹명은 사슴이 먹이를 찾았을 때 소리를 내 친구를 부르는 소리로 귀한 손님을 초대해 연회를 베푼다는 의미를 가진다. 박윤옥 작가는 녹명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울음소리라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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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정복동 작가의 한글서예 깊은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는 광목에 퍼블릭컬러를 사용했다. 화사한 빛깔로 쓴 한글은 섬유 패턴처럼 보이고 그 위에 다시 서예를 덧입혔다. 옹달샘처럼 우리가 장을 펼쳐 놓았으니 얼른 와서 함께 샘을 먹자는 초대의 메시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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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화에서는 록야 강해운 작가의 늙은가을 생각따라 가다보면‘ 3폭 연작이 눈에 띈다. 작가는 인생의 가을을 맞아 단풍도 아름답고 결실도 풍성한 길목에서 양팔 벌려 세상속으로 들어갈 문을 열어본다다시 새로운 시작이라고 다짐한다. 그는 힘들고 괴로운 비바람이 스치고 나니 맑게 개인 무지개 빛이 비치는 희망이 보인다고중작락(苦中作樂)’을 강조했다. 수많은 아름다운 지인들의 사랑으로 힘을 얻고 날개를 펼쳐보자작품속에서 마음의 일기를 쓰듯 한줄한줄 풀어 놓으니 너무나 자유롭다. 조용히 바라봐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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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해마다 협회전을 열고 출품작 가운데 대상을 선정할 예정이다.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창작지원금도 수여한다. 강해운 이사장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투표를 부탁했는데 참여율이 높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섬유예술협회는 교육과 창작, 연구, 전시, 협업을 통해 섬유예술을 독특한 순수예술 장르로 정착시키고, 신진작가를 발굴하는 한편 회원들의 창작을 지원해 예술적 지평을 넓히려는 취지로 지난 20221119일 출범했다. 소속 회원작가들은 감성적이고 개성적인 다양한 표현 방법을 통해 시각예술의 폭을 넓히고 섬유예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 섬유예술이 생활 속에 스며들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섬유예술협회전은 섬유그림, 섬유글씨 중심의 평면 회화 전시와 더불어 모델들이 직접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섬유생활아트 컬렉션전, 패션쇼 등 다양한 형식의 전시를 병행하고, 이를 통해 다채로운 색채의 섬유 서예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일본 해외교류전도 준비 중이다.

 

강해운 이사장은 세계화 시대인 만큼 대한민국을 넘어선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 정말 작품 하는 사람들이 모여 즐기면서 하는 전시, 꼭 가보고 싶은 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4.2.19

한동헌 기자

 

 

<전시정보> 

두번째 한국섬유예술협회전 <붓들고 나르샤> 

전시기간 : 2024214() ~ 219()

전시장소 : 갤러리라메르 제1전시실

(서울 종로구 인사동526)

문의: 0507-1361-5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