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4-04-01
제3회 일백헌 창작지원 프로젝트 우수작가전 -윤경희 홍순형 / 3.15~21

3회 일백헌 창작지원 프로젝트에서 서·화부문 우수작가로 선정된 심후 윤경희, 우경 홍순형 작가의 2인전이 서울 종로구 가회동 갤러리 일백헌에서 2024315()부터 21()까지 일주일 동안 열렸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일백헌 창작지원 프로젝트는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마련된 전통 및 창작서예, 캘리그라피, 문인화, 전각 분야의 전시 지원 프로그램으로 갤러리 일백헌에서 개최하는 공모전이다. 역량 있는 작가를 선발하고 전시를 지원해 작가의 창작 의욕 고양과 동시에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신진 작가를 발굴,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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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꿈 하나 /68×136㎝ || 꽃꿈 둘 / 34.5×69.8㎝ || 꽃꿈 셋 / 69×134㎝


캘리그라피 부문 첫 우수작가로 선정된 심후 윤경희 작가는 이번 전시에 <꽃꿈> 연작 9점과 <> 연작 3점 등 캘리그라피 작품 12점을 출품했다. <꽃꿈> 연작은 꽃을 꿈꾸다라는 김현성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 윤경희 작가는 꽃을 꿈꾸는 순간 우리의 상상 속 어디선가 꽃이 활짝 피어 날 것이라는 발상으로 의 자형을 생명력을 갖고 뻗어나오는 꽃술로 연상하여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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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_선의 확장 / 46×46㎝

 

<> 연작은 의 자형에서 일부 요소를 반복해 구성한 작품으로 각각의 작품은 무한(無限)’, ‘무욕(無慾)’, ‘무위(無爲)’의 의미를 갖고 있다. 윤 작가는 이 중 <_선의 확장>은 점, , 면의 요소를 자형의 기본으로 삼고, ‘의 자형에서 교차되는 획의 확장과 반복을 통해 무한을 표현했다. 그 선이 모여 다시 면이 되는 개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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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_선의 정진 / 67×92㎝


윤경희 작가는 그 동안 문자의 자형에서 표현할 수 있는 조형의 실험을 통해 해체와 재조합 과정에서 문자 본래의 의미, 또는 거기에 더해지는 작가의 생각과 감성을 작품으로 표현해 오고 있다. 윤 작가는 최근 작업이 먹작업을 통한 먹과 여백의 공간, 선과 면의 질감 표현이 주를 이루었다면, 재료의 변화와 공간을 확장하는 시도를 통해 표현 영역을 확장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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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爲 / 43×67㎝


한편 심후 윤경희 작가는 제27회 추사김정희선생추모 전국 휘호대회 캘리그라피 대상과 한국언론인연합회가 주관하는 2023 8회 한국을 빛낸 사회발전 대상 문화예술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55회 경기미술서예대전, 25, 27회 전국율곡서예대전, 세계한국어한마당, 행정안전부 지진안전 캘리그라피 공모전 등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추사김정희선생추모 전국 휘호대회 초대작가, 신조형예술가동인 회장으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며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 이사, 명지대 디자인학부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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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는 신조형예술가동인의 두번째 회원전과 캘리그라피 작가 3인이 시인 3인과 일대일 협업하는 전시를 오는 12월에 계획하고 있다윤 작가가 회장을 맡은 신조형예술가동인은 대중적인 공감을 키워드로 열한 번의 캘리콘서트를 이어왔던 작가들이 캘리그라피를 글씨에 한정하지 않고 표현 영역을 확장해 가자는 취지로 지난 2023년 창립한 작가 그룹이다.

 

윤경희 작가는 “과거 작업했던 디자인, 일러스트, 북아트의 발상과 기법들을 작품에 접목해서 표현 영역을 확장하려고 한다”며, “재료와 표현, 개념의 확장을 통한 실험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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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 / 16×67㎝ 


서화 부문에서 우수작가로 선정된 우경 홍순형 작가는 일상으로서 삶속에서 느끼는 것을 전각과 서예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전각 작품 <산책(散策)>은 날 좋은 여름이나 가을, 갤러리 일백헌 위쪽에서 성균관대 방면 산을 산책하며 작가가 낀 생각과 감정을 돌에 새긴 작품이다. 홍순형 작가는 전각 작품만이 가지는 돌의 특수성과 나의 생각이 어우러져 있어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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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 / 9×15㎝


서예 작품 <벼루>는 작가가 평소 작업실에서 바쁜 하루를 보내다가 작품을 위해 대형 흡주벼루에 2~3시간가량 먹을 갈 때 느끼는 감정을 한글서간체로 표현한 작품이다. 홍 작가는 한시나 좋은 명구도 많지만, 나 자신만의 생각을 서예로 표현하는 것 또한 순수하고 좋은 소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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得意花顔色 會心鳥語音 / 23×102㎝×2


한편 우경 홍순형 작가는 대전대학교 서예과를 졸업하고 한국서예가협회 간사와 한국전각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서울 인사동에서 서··전각 재료점 <해풍당>을 운영하고 있다. 작가는 예술이 활발하고 지필묵이 가득 넘치는 곳에서 언제든 작품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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虎嘯而谷風冽龍興而致雲氣 / 22×32㎝


오는 10월에는 백악미술관(2)에서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바쁜 가운데서도 한 번 더 칼과 붓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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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後花香潤風前鳥語和 / 3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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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요즘 서예 외에도 일어, 운동 등 소소한 것에 도전하고 있다. 홍순형 작가는 소소한 일상이 서예 전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서예 전각을 통해 삶의 행복을 느끼고 있는 만큼 더욱 성장하는 작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2024.04.01.

한동헌 기자

 

 

<전시정보>

3회 일백헌 창작지원 프로젝트 서·화부문 우수작가전

심후 윤경희 · 우경 홍순형

 

전시기간 : 2024315() ~ 321()

전시장소 : 갤러리 일백헌

(서울 종로구 북촌로 81)

문의: 010-8598-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