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Interview]

2017-12-21
원로에게 길을 묻다 _ 송천 정하건

 


몇 해 전 팔순 기념 전시를 개최한 서예가 송천 정하건(1935生, 號 : 松泉, 솔샘) 선생은 한국 서단의 원로 서예가이다.

청년시절 법학을 전공한 송천 정하건 선생은 어린 시절 가학으로 한문을 배웠다. 이후 애국심으로 나라를 보국하기 위한 길로 서예를 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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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에 전념 전력을 쏟아 일생을 달려온 그의 서예의 길에는 강한 집념이 보이지만 그것이 모나지 않으며 강한 듯 여유로운 필체를 구사하는 송천 선생의 필체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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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舜臣將軍詩 陣中吟 70x144

 

선생의 서예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자택은 서예박물관 그 자체를 방불케 했다. 어딘가 옛 정취가 묻어나는 대문을 넘어서면 넓은 마당엔 크고 작은 수석들이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었다.

현관에 들어선 후 송천 선생의 서재가 있는 3층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오르는 걸음마다에 정하건 선생의 숨결이 녹아있는 듯 포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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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道.擇交 18x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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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께서 귀하게 소장한 작품을 소개할 때면 천진하고 상기된 목소리로 작품 하나하나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추사, 표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이수 허목의 글씨까지 하나하나 귀중하게 보관하고 감상한다는 그의 말에서 서예를 얼마나 아끼고 승사(承事)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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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 안에 모든 것이 들어있다.’

송천 선생의 말씀처럼 그의 일생에는 서예라는 큰 둘레 안에서 무한히 정하건 선생은 반복하여 학습할 것을 강조했으며, 서예를 잘 모른다고 할지라도 우선 많이 보고, 관심을 갖기를 간절히 말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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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忍一聲 32x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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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斗熙先生句 35x135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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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천 정하건 선생은 고고하고 웅장한 해서에 육조체를 기본으로 하여 전, , 행초를 두루 섭렵하였으며, 서예를 통해 전통을 계승하여 보국의 길을 이어가고자 했던 그의 따뜻한 마음은 현재까지 이어져 후학들에게 큰 모범이 되고 있다.

 

2017. 12. 21

인터뷰 김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