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19-06-26
제9회 국제서예가협회 정기작품전

백범김구선생 서거 70주기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특별전

9회 국제서예가협회 정기작품전

애국선열·독립지사 유묵 探精神탐정신撫筆意무필의

 


백범선생기념사업회백범김구기념관, (사)제서예가협회가 주최주관한 백범김구선생 서거70주기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특별전이 지난6월 20일(목)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백범기념관 특설 전시장 및 대강당에서 개막식을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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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흥 作 - 自主獨立

* 창작 동기 및 설명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라고 외치던 김구

선생의 외침이 3·1운동 100년이 지난 지금 새삼 귓가에 울리는 듯하다.

백범 선생께서 바라던 진정한 ‘자주독립’은 어떤 모습인지, 다음 세대에

이야기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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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개막식 행사에는 많은 내빈들이 참여하여 나라를 위해 피를 흘린 애국선열과 일제에 항거했던 독립지사들이 남긴 유묵에 담긴 글의 의미을 되새기며 전시에 대한 깊은 뜻을 함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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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로비에서 진행 된 '어린이 나라사랑 현장서예전', '어린이 서예탁본체험'은 아이들의 많은 호응과 관심을 받으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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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예 탁본체험 중인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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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예를 체험 중인 아이들



또한 백범김구기념관 대강당에서는 김병기 전북대 교수의 ‘애국선열의 유묵(遺墨),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특별강연이 진행되었다. 김 교수는 백범 선생의 유묵이 갖는 의미를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와 비교하며 애국선열들의 유묵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이해의 방향에 대해서 설명하여 유익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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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 중인 김병기 교수(전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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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희 作 - 황현(黃玹)선생 「절명시(絶命詩)」

* 창작 동기 및 설명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게 되자 절명시를 남기고 자결한 매천 황현선생님! 지식인의양심을 죽음으로 실천하며 쓴 시라서 더욱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망국 앞에서 해야 할 지식인의 처신과 저항의 모습, 망국에 대한 선비의 통분, 끝까지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선생의 심경을 담은 시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 매천 선생의 시고 행초서를 기본으로 삼아 작가 본인의 서체로 재구성해 보았다.



이번 전시는 애국선열과 독립지사들의 유묵에 담긴 문의(文意:글의 뜻)’와 필의(筆意:붓끝이 표현한 글씨 분위기)’를 바탕으로 이 시대의 서예가들이 새롭게 창작한 작품을 유묵과 함께 전시함으로써 애국선열과 독립지사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민족의 정기를 고양하고자 하는 뜻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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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옥 作 - 안창호(安昌浩)선생 시

* 창작 동기 및 설명

도산 안창호 선생은 3남2녀를 둔 한 집안의 가장이다. 차녀인 수라에게

보내는 짤막한 엽서지만 딸을 사랑하는 마음과 집에 가겠다는 소식에서

먹먹한 울림과 감동이 있어 선택하게 되었다. “내가 너를 늘 보고십다”

이 한마디가 너무나 크게 와 닿아 이 말을 강조하였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국제서예가협회 회원은 독립지사들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유묵을 면밀히 살피며 연구하고 분석함으로써 유묵에 담긴 정신과 유묵에 표현된 붓의 기상을 체득한 후에 창작품을 선보인다또 이번에 작품을 창작하면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감동을 받았는지에 대해 간략히 술회한 원고와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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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부 作 - 閔忠正公 유서

* 창작 동기 및 설명

일제의 국권침탈로 인해 풍전등화 같은 위기에 처한 나라를 죽음으로써

지키고자 했던 우리 집안의 선조이신 민충정공의 비장하고 숭고한 정신을

기리며, 그동안 갈고 닦은 내 글씨로 써 보았다. 절박하고 비장한 내용의

유서지만 오늘은 대한민국의 번영을 빌며 무겁지 않고 담담하게 그리고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하였다. 충정공께서 내 글씨를 보신다면 기특하게

여기실까?



김형오 백범김구기념사업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구체신용(舊體新用)’ 즉 옛것을 몸통으로 삼아 새롭게 활용하자는 정신을 선열들의 유묵에 담아 품격 있게 구현해낸 국제서예가협회 회원들의 혜안과 창작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며 치하하였고박원순 서울시장은 축사를 통해 선현들께서 남겨주신 소중한 유묵을 이 시대 문화 창달의 새로운 자료로 삼은 국제서예가협회의법고창신(法古創新)’정신을 21세기의 우리 문화에신명(神明)’을 불러일으키는 힘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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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희 作 -이육사 “바다의 마음”

*창작동기 및 설명

항일시기의 저항시인 이육사 선생의 시 〈바다의 마음〉 육필 시고가 지난 해 12월 10일 문화재로 등록되던 날, 뉴스를 통해 육필원고 사진을 보면서 가슴이 설랬다. 시인이 남긴 작은 종이 원고조각 하나도 문화재로 챙기는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웠다. 가로14.1cm×세로22.4cm 크기의 친필 원고를 보며 이육사 선생의 항일정신을 가슴에 새기면서 작품을 창작했다. 내 작품 어디 엔가에 이육사 선생의 정신이 깃들어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올해로 제9회 작품발표전을 갖는 국제서예협회는 실력있는 중진서예가들의 모임으로 매 작품전에서 특색있는 전시를 선보여왔다우리 선현 서예가들이 남긴 서예유산의 소중함과 우수함을 인식하여 <한국서예문화유산의 서예미 탐색>(2009)이나 경술국치 100주년에 그날을 잊지 말자는 다짐아래 <경술국치100주년-말씀에서 길을 찾다>을 열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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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분 作 - 유인석 處變三事

*창작 동기 및 설명

유인석 선생은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상 최초의 여성 의병장인 윤희순의 시아버지이시다. 충북 제천에서 의병을 일으켜 의병대장으로서 충주성

공격하였고, 연해주로 건너가서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3도 의군을 창설하여 독립운동에 헌신하셨다. 선생께서 말씀하신 말씀을 생각하며 선생의

 중후한 필획에 담긴 기상을 전서 필획에 담아보고자 시도했다.



또 광개토태왕서거 1600임진왜란 발발 7주갑인2012년에는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왕도를 묻다>(2012)을 개최한 바 있다. 2013년에는 광주에서 국제서예전으로 우리 조상들이 전남과 광주를 예찬한 시 500여수를 모아 국내외 서예가들에게 창작의 소재로 제공하여 <서예기행-전남,광주>을 개최함으로써 한국의 전남광주를 세계에 알리는데에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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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원  作 - 新公園에서 踏靑하며

*창작 동기 및 설명

윤봉길 의사는 거사를 앞두고 1932년 4월 27일 상해의 홍구공원을 거닐며 비장하고 착잡한 소회를 이 한 편의

시로 남겼다.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시이다. 의사의 큰 뜻을 기리며 의사의 시에 감히 내 글씨를 얹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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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영선  作 - 山嶽氣象

*창작 동기 및 설명

백범 김구 선생이 쓰신 ‘산악기상’의 내용처럼 산악과 같이 드높고 맑은 기상을 지닌다면, 대범하고 호방한 운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본받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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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作 - 遲耘선생시

* 창작 동기 및 설명

지운 김철수 선생께서 울릉도에서 2,500년 고목을 보신 소회를 써서 ‘고산(孤山)’이라는 분에게 주신 작품을 보고, 또 선생께서 종달새를 기르시며 지은 시를 읽으면서 작품을 구상하였다. 강인한 독립투사였지만 만년에는 시골에 은거하며 도연명보다도 더 평담한 인생을 산 선생님의 삶은 배우고 싶다는 간절한 뜻을 담아 작품을 서 보았다.지운 김철수 선생은 사회주의를 공부했지만 사회주의보다 민족주의를 더 강조하신 분이다. 민족이 없는 자본주의나 사회주의는 다 무의미하다고 여겼다. 광복 후, 전북 부안군 백산면에 스스로 오두막을 지으시고 독서와 서예로 세월을 보내며 한국의 토종 새 종다리를 번식시키기 위해몸소 키우기도 하였다. 물욕이라곤 없는 선생께 어떤 사내가 찾아와 권력도 잡고 돈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장황한 얘기로 선생을회유했나보다. 선생께서 말씀하신다. “뭐라고? 안 들려!” 사내가 말한다. “서울로 가시자고요!” “뭐라고? 안 들려!” 사내가 더 크게 말한다. “서울로 가시면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다고요!” 선생께서 혼자 중얼거리듯 말씀하신다. “요즈음 내가 종다리를 좀 키웠더니 요놈들이 정이 들었나?시도 때도 없이 내 귀 안에서 우는지 종다리 우는 소리 외에 아무 소리도 안 들리네....” 사내도 중얼거리듯 “이 노인네 이제 맛이 갔어. 이명증으로 귀머거리가 됐나봐.”하며 자리를 뜬다. 사내가 저만치 가자, 선생이 또 중얼거리듯 말한다. “들을 만한 얘기를 제대로 해봐라, 이놈들아!네 놈들 소리뿐 아니라, 그 소리 너머 너머의 소리까지 내가 다 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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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국제서예가협회가 백범선생서거 70주기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은 금년에 기획한 큰 뜻붓에 담다 -애국선열·독립지사 유묵 探精神탐정신撫筆意무필의전에 국민들의 많은 관람이 있기를 바란다. 전시는 6월30일(일)까지 진행된다.


 

2019. 6. 13

글씨21 편집실

 

<전시 정보>

큰 뜻붓에 담다

-애국선열·독립지사 유묵 探精神탐정신撫筆意무필의

기간 : 2019. 6. 20 ~ 6. 30

개막식 : 2019. 6. 20 오후5시

장소 백범김구기념관 대강당 및 특설전시장

부대행사기념특강 : 애국선열의 유묵(遺墨),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김병기 전북대 교수) 오후4시

주최·주관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백범김구기념관·()국제서예가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