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20-07-17
한국근대서예명가展

근현대 서예의 원형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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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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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곡 김기승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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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 손재형 作


근현대 서예가 23인을 조명하는 <한국근대서예명가>이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근대서예명가전>은 해방 전후의 서예를 이해하고 한국서예의 오늘과 내일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마련한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소전 손재형(1903~1918), 소암 현중화(1907~1997), 원곡 김기승(1909~2000)을 비롯하여 영운 김용진(1879~1968)과 석재 서병오(1862~1935)까지 19세기에 출생한 근대 서예가도 폭넓게 소개한다. 또한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개인 소장 작품을 공개함으로써 근현대 서예를 깊게 탐색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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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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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전 황욱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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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암 배길기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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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 정주상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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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중 김충현 作


근현대 서예를 말할 때, 역사적 시기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근대성이 서예 작품의 예술성에 영향을 끼쳐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근대화의 시기는 학자마다 다르지만, 봉건사회를 극복하고 자본주의가 생성되는 시대의 역사라는 것은 수긍할 것이다. 그런데 미술음악무용 등 예술에 있어서 근대화는 우리의 것과 서구의 것을 융화하지 않고 동양화와 서양화, 국악과 양악 등 둘로 나뉘는 모습을 보인다. 서예는 우리의 정신세계가 담긴 전통예술 중 하나라는 인식이 반영되었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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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남 정환섭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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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 최정균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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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암 송성용 作


2019년 서예진흥법이 통과된 후 한국서예단체총연합회(이하 서총)과 예술의전당에서 주최하고 서총에서 주관한 첫 번째 전시는 해방 전후의 서예작품을 감상해보며 한국서예의 원형 찾기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뿌리를 이해하는 것은 이미 그 안에 담긴 전통, 문화, 이야기, 시대성 등 무궁무진한 가치를 발견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늘날 창작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격동의 시기 속에서 자신의 예술혼을 지켜내고 서예의 대중화에 영향을 끼친 23인의 서예가에게서 한국서예의 원형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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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물 이철경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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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여 유희강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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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암 현중화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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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보 서희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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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초 김응현 作


한국 서단은 양적인 팽창 이후 혼돈의 시대를 겪고 있다고 전시 서문에 밝히며, 이 전시를 통해 한국서예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 역사적으로 원형의 가치가 정립된 이후에는 작가의 개성이 돋보이는 시기로 전환되었다. 사회의 면면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이미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소중한 원형의 가치 아래 서예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23인의 서예가를 이어 한국서예의 부흥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2020. 7. 15
객원기자 최다은



 

<전시 정보>

한국근대서예명가展

전시 기간 : 2020. 6. 20() ~ 8. 16() (※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 장소 :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 ‧ 3
관람 시간 : 10:00 ~ 19:00
입장료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