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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캘리그라피

[Review

2018-01-29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 - 韓·中·日

호랑이로 바라보는 동아시아 문화의 전통과 변주

한민족의 신화이자 평창동계올림픽의 상징, 


국립중앙박물관은 2018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일본 도교국립박물관, 중국국가박물관과 공동으로 동아시아 호랑이 미술 - 韓國·中國·日本-” 특별전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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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용과 호랑이(龍虎圖)> 221.5×218.0cm(), 222.0×217.0cm()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호랑이는 평창동계올림픽의 마스토크(수호랑)이자 한민족 신화의 상징으로, 동아시아에서 백수의 왕으로 여겨왔던 신성한 동물이었다. 호랑이를 주제로 한 특별전은 국립중앙박물관이 1998년 개최한 우리 호랑이,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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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대나무 아래 호랑이(竹下猛虎圖)> - 김홍도金弘道(1745~1806년경), 임희지林熙之(1765~1820년 이후91.0×34.0cm


이번 전시에는 일본과 중국의 호랑이 미술 대표작을 포함하여 동아시아권 호랑이 미술의 전반적인 흐름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시 작품은 삼국의 고대부터 근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원시신앙과 도교, 불교 관련 호랑이 작품을 비롯하여 생활 속에서 다양한 의미로 변주된 한인중의 회화 38, 공계58, 조각5, 직물4, 105145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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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용과 호랑이를 그린 병풍(龍虎圖屛風)> - 소가 조쿠안(曾我直庵, 16세기 말~17세기 초 활동), 아즈치모모야마~에도시대, 17세기, 163.6×361.7cm(61) -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한국의 명품인 김홍도(1745~1806?)<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 <죽하맹호도(竹下猛虎圖)> 작품을 포함,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맹호도(猛虎圖)> 3점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이번이 최초이다. 또 현존하는 조선 호랑이 그림 중 가장 큰 그림인 <용호도(龍虎圖)>도 짝을 이뤄 선보이는 것은 처음으로, 이는 조선 말 관청의 문비(門扉)나 대청에 붙이는 세화(歲畵)로 추정되는 대형 걸개그림으로 거침없는 용필과 용묵을 보여주는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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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매화, 대나무, 호랑이무늬 접시(色繪梅竹虎文皿)>, 에도시대, 17세기, 채색 자기, 높이 3.5cm, 지름 19.5cm,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일본의 작품으로는 무가(武家)의 사랑을 받으며 유행했던 용호도의 대표작으로, 소가 조쿠안(曾我直庵, 16세기 말 17세기 초 활동)와 미치노부(狩野典信, 1703~1790)<용호도(龍虎圖)> 6폭 병풍이 전시되고, 사생력과 장식성을 갖춘 개성적인 화풍의 마루야마 오쿄(圓山應擧, 1733~1790)<호소생풍도(虎嘯生風圖)>도 선보여, 일본 특유의 화려하면서도 장식적인 작품들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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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 <옹동화가 쓴 글씨 ’(翁同龢筆草書 ’)>, 옹동화翁同龢(1830~1904), , 1902, 133.0×65.2 cm, 중국국가박물관 소장


중국 작품으로는 오래된 호랑이 숭배문화를 보여주는 상대(商代)의 옥호(玉虎)를 비롯하여 호랑이 토템을 보여주는 지배층의 무기, 호랑이 도자베개 등의 벽사(辟邪)와 호신(護身)을 기원하는 다양한 공예품이 출품되어 유구한 호랑이 신앙과 미술의 역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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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 <호랑이(虎圖)>, 한메이린(韓美林, 1936~), 2010, 51.5×72.0cm, 중국국가박물관


전시는 제1부 한민족의 신화, 2부 무용(武勇)과 불법(佛法)의 수호자, 일본의 호랑이, 3부 벽사(辟邪)의 신수(神獸), 중국의 호랑이, 4부 백중지세(伯仲之勢), 한일중 호랑이 미술의 걸작, 5부 전통과 변주(變奏), 동아시아 근현대의 호랑이 등 총 5부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3국 호랑이 미술의 공통점은 호랑이가 수호진, 군자(君子), 전쟁과 무용(武勇)을 상징하고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생각은 중국에서 시작되었고 한국과 일본에 전파되어, 동아시아가 공유하는 호랑이의 주요 덕목이 되어 20세기까지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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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호랑이(猛虎圖)>, 조선, 18세기, 97.6×55.5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전시의 또 다른 감상 포인트는 3채널의 스크린 X영상으로 제작된 호랑이다큐 영상이다. 러시아와 중국 야생의 산과 들에서 박종우 감독이 촬영한 호랑이, 우리 안의 신화를 전시실 입구 영상실에서 상영한다. 이는 우리 내면 깊숙이 숨어있는 신화 속 호랑이를 다시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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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호랑이와 모란(牡丹)>, 박생광朴生光(1904~1985), 1984250.0×140.0cm, 서울미술관 소장


또한 연계행사로 2018126일과 31일에 삼국의 호랑이 미술을 주제로, 학술특강이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개최된다. 특별전 연계체험전시를 2018126일부터 531일까지 진행한다. , 호랑이 관련 도서 및 학술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국립중앙박물관 도서관에 126일부터 책으로 보는 기획특별전코너가 운영된다.

 

2018. 1. 29

김지수 기자

 

<전시 정보>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 -韓國日本中国-

기간 : 2018126~ 318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