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문인화

[Review]

2021-04-15
산하 윤종득 山下金蘭圖展


IMG_0692.jpg

전시장 전경


IMG_0712.jpg

(좌)근원 김양동 선생 · (우)산하 윤종득 작가


산하금란도(山下金蘭圖)전이 4월 29일부터 5월 5일까지 인사동 백악미술관 1, 2관 전관에서 개최되었다.


작품1.jpg

산하 윤종득 · 金蘭圖 · 59×72cm


산하 윤종득, 나이 54. 활동 경력으로 치면 매우 특이한 작가다. 글씨, 전각, 회화, 문인화등 분야를 넘나듦이 거침이 없다. 윤종득의 활동상은 통상적인 서예가들과는 사뭇 다르다. 평생을 살면서 개인전 한 번 제대로 하기 어려운 서예가들에겐 참 낯선 작가이다. 산하 윤종득은 2006년 첫 개인전(산하 윤종득 전각전)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한 이후 지속적인 변화를 보여주었고 최근 몇 년간 사군자에 심취해 있다. 2019년에 보여주었던 묵죽에서는 야생의 대나무(野竹圖)를 보여주더니 이번에 소개될 작품전에서는 금란(金蘭)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작품2.jpg

산하 윤종득 · 金蘭圖 · 33×72cm


작업에 표현될 재료에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냥 전통적인 사고와 형식을 자신만의 언어로 해체 후 교집합 된 칼잡이의 그림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작품3.jpg

산하 윤종득 · 金蘭圖 · 60×93cm


난은 사람이 드문 곳에서 자라고 그 모습이 기품 있고 향기 또한 그윽하여 유곡가인(幽谷佳人), 향조(香祖) 등의 별명이 붙어 있다. 동아시아의 이상적인 인간상인 군자의 이미지에 비견되면서 줄곧 그림의 소재로 다루어져 왔다. 화목(畵目)으로서의 난은 단조로우면서도 서예적이며 선()적인 그림이다. , 채움보다 여백을 담아내는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여백은 남겨진 빈 곳이 아니라 울림의 공간이다.

 

작품4.jpg

산하 윤종득 · 金蘭圖 · 60×69cm


본 전시의 제목은 산하금란도(山下金蘭圖)전이다. 산하는 작가의 아호이며 금란(金蘭)은 벗 사이의 두터운 정을 나타내는 말이다. 주역 계사 상전에 군자의 도는 혹 나가기도 하고 혹, 처하기도 하고 혹, 침묵하고 말하기도 하나, 두 사람의 마음이 같으면 그 날카로움이 쇠를 끊고, 같은 마음의 말은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작품5.jpg

산하 윤종득 · 金蘭圖 · 52×45cm


마치 추사가 석파의 난화를 평가하며 나눈 편지글처럼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금란의 이야기가 산하금란도 전에서 읽을 수 있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작품6.jpg

산하 윤종득 · 金蘭圖 · 36×68cm


보여주신 난초 그림에 대해서는 이 늙은이도 의당 손을 오므려야겠습니다. 압록강 이동以東에 이만한 작품은 없습니다... 제가 난초를 그리지 않은 지 20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이 늙은이에게 난초를 요구하는 사람은 석파의 난초를 구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구천 구백 구십 구분에 이르렀다 해도 나머지 일 분만은 원만히 성취하기 어렵습니다. 이 마지막 일 분은 웬만한 인력으로는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인력 밖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겠지요.’

 


2021. 4. 16
글씨21 편집실

 

 

<전시정보>

산하 윤종득

山下金蘭圖

전시기간 : 2021. 4. 29() ~ 5. 5()

전시장소 : 백악미술관 1·2 전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