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문인화

[Review]

2020-08-28
손세기·손창근 기증 명품 서화전 2

국립중앙박물관은 손창근 님이 부친 고故 손세기 님과 대를 이어 수집한 문화재를 받아 이를 기념하는 첫 특별전을 개최하였다. 이를 이어 선보이는 두번째 특별전에는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4)의 <북원수회도北園壽會圖>(1716), <비로봉도>를 비롯하여 심사정김득신이인문김수철 등 조선 후기에 활동한 서화가들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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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양반 풍속과 조선 산천을 그린 화가겸재 정선


<북원수회도> 1716서울 장동壯洞(지금의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동 일대이광적李光迪(1618~1727)의 기와집에서 열린 마을 원로들의 장수를 축하하고 그 모임을 기념하는 그림이다정선이 41세에 제작한 기록화로커다란 마당이 있는 이광적의 자택 건물을 비롯하여 참석자와 시종 등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충실하게 표현하며 당시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그림 뒷부분에 수록된 참석자들의 축하 시와 함께 당시 양반의 생활 풍속을 보여주고 있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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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북원수회도北園壽會圖>, 북원수회첩 중 제1-2
조선, 1716년 이후종이에 엷은 색2018년 손창근 기증



값을 따질 수 없는 명품 서화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시대 서예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17세기 문인인 조문수曺文秀(1590~1647)의 이군산방기는 북송 최고의 문장가인 소식의 글을 행서의 기운이 도는 해서체로 쓴 작품으로작은 글씨가 명쾌하고 힘이 있다또한 우리나라 역대서법과 중국서법을 익혀 한국적 서풍을 일으킨 백하白下 운순尹淳(1680~1741)의 초서 편지와 글씨를 쓰는 이의 서권기書卷氣를 강조한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서첩도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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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수, <이군산방기>,
  
조선, 1645비단에 먹, 2018년 손창근 기증


심사정沈師正(1707~1769)의 <선유도船遊圖>와 김득신金得臣(1754~ 1822)의 <출문간월出門看月>에서는 각 화가의 개성적인 화법과 운치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아름다운 담채로 그린 <선유도>는 거친 파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유자적 뱃놀이를 즐기는 인물들의 모습이 신선 놀이처럼 느껴진다반면김득신의 능숙한 수묵 표현이 돋보이는 <출문간월>에서는 한밤중 개가 짖자 밖으로 나와 보름달을 바라보고 있는 동자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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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정, <선유도>, 
조선, 1764종이에 엷은 색, 2018년 손창근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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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신, <출문간월도>, 
조선, 18-19세기종이에 먹, 2018년 손창근 기증


한편김수철金秀哲(?~1862 이후)의 <산수도> 2점과 <백합도>는 눈여겨 볼 만하다김수철은 대상을 간략하게 표현하거나 과감하게 생략했으며산뜻한 채색을 더해 세련된 느낌을 살렸다. 19세기 당대 화단의 주류인 남종문인화에 기반을 두면서도 참신한 조형감각을 살려 이색화풍을 구축했던 김수철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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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철, <백합도>, 
조선, 19세기 중반종이에 엷은 색, 2018년 손창근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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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손세기·손창근 기념실에 기증품을 중심으로 주제를 선정하여 품격 높은 전시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전시에 나온 아름다운 그림과 글씨를 감상하며 자신의 수집품을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한 기증자의 고귀한 뜻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전시정보>

손세기·손창근 기증 명품 서화전 2

전시기간 : 2019. 3. 26(화) ~ 7.  7(일)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 202호


관람료 : 무료




2019.4.1

글씨21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