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문인화

[Review]

2020-09-25
송기원 첫번째 개인전, BAMBOO


원광대 미술대학 서예과를 졸업한 송기원의 첫 번째 개인전 BAMBOO915일부터 27일까지 가고시포 갤러리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BAMBOO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나무를 주제로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해석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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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mboo 02 · 46x3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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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mboo 15 · 90x52cm


작가 송기원은 이번 전시는 기존의 형식에서 좀 더 회화적인 접근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비움이라는 형식에 역행하는 채움의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또한, “여백은 배경이라는 회화적인 용어에 더 적합하게 변화했다. 대나무는 군자로서의 역할의 무게를 덜고 자연의 일원으로 돌려놓았다고 말했다송기원은 이러한 작업을 한 결과 대나무는 숲의 형식으로 나타나게 되었고 이 숲은 주변과 상호작용하는 사유의 공간이 되었으며, 때론 다른 색의 옷을 입고 좀 더 편한 친구로 다가오게 되었다고 작품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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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mboo 03 · 62x9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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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mboo 04 · 33x45cm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채움과 여백의 균형에 따른 적정선 유지, 문인화와 회화의 절충이 관건이었다. 송기원은 지금도 비움과 채움을 저울질하며 내면의 적합한 표현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작가가 설명했듯 작품에서 비움과 채움의 균형을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대나무라는 작품의 공통된 소재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작품마다 색상과, 구도, 표현을 달리하여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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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mboo 05 · 87x57cm


일반적으로 대나무의 위로 곧게 쭉 뻗은 자태는 지조와 절개가 있는 선비를 연상시키고, 단단한 줄기와 흐드러진 녹색 잎들은 고고한 느낌을 자아낸다. 송기원은 이러한 대나무의 특성을 활용해 대나무 본연의 외형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 관람객을 평안의 세계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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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mboo 06 · 86x60cm


또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곧게 뻗은 대나무가 아닌 꺾이고 휘어진 대나무를 표현해 본질의 변형에 다가설 수 있도록 했고, 바람에 흩날리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사실적인 대나무의 묘사로 전시회장을 신비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생소한 구도를 제시하여 신선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작품에는 송기원의 예술성이 그대로 묻어나 관람객을 감탄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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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mboo 10 · 93x59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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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mboo 16 · 63x91cm


이번 전시회는 대나무를 소재로 비움과 채움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여정이었고, 관람객들은 작가의 철학이 담긴 색다른 시도에서 예술적인 즐거움을 얻었으며, 대나무와 예술의 결합이 주는 편안하면서도 오묘한 세계로 인도하는 듯 하다.



2020. 09. 25
객원기자 신혜영

 


<전시 정보>

송기원 첫 번째 개인전, BAMBOO

전시 일정 : 2020. 9. 15() ~ 9. 27()
전시 장소 : 가고시포 갤러리
(서울 종로구 북촌로5가길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