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문인화

[Review]

2020-09-25
화화사유(畵話思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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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이우환엄태정차우희김종원조기주김병태 6명의 작가가 준비한 화화사유(畵話思惟)’가 9월 16일부터 28일까지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에서 열린다화화사유는 예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전시로그림-대화-사유의 공간으로 전시장을 구성했다. 4.6m의 높은 천장 아래 자연광이 쏟아지는 공간에서 작가의 창조정신과 대작이 주는 울림을 느끼며 사유할 수 있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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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이번 전시회는 상업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국내 미술시장에서 순수예술정신이 무엇인지를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예술은 단지 표면적인 대상이 아니라인간이 사유할 수 있는 매개가 되며상상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위대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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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태 · 달밤 · 190x28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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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 신화Ⅰ · 210x150cm / 신화 · 210x150cm


화화사유는 한국의 정신이 담긴 대작들을 유럽에 시리즈로 소개하는 첫 전시로 기획되었으며시리즈는 원로작가중진작가청년작가로 이어질 예정이다이번 전시는 원로작가 여섯 명이 참가해 노련미와 원숙함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전시회장을 수놓았다.

 

이우환은 일본의 획기적 미술운동 모노화의 창시자로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다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바람시리즈의 모태가 되는 1896년 종이작업이다몰아치는 획의 기운이 비움과 채움 사이에 존재하며획의 시작과 여백의 생성이 시간과 공간 속에 머물렀다 사라진다.

 

차우희는 1981년부터 지금까지 독일 베를린과 서울에서 활동하며, ‘아트바젤과 같은 국제 미술시장에 알려져 있다동양과 서양의 예술을 넘나들며 다다이즘적 표현으로 다양한 경험을 작업에 녹아낸다이번 전시에서 흑백의 대조와 꼴라주로 작가의 내면을 대변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김종원은 2018년 베를린 전시에서 캘리그라피 미학을 현대 회화적인 정신으로 표현했다는 극찬을 받았다그 후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의 전시를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신성한 문자의 근원을 현대적인 해석으로 나타내 서예와 회화를 통합한 예술을 표현한다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기호와 상징그리고 문자를 사용하여 서화동체의 경계를 보여주고 있다.

 

조기주는 이화여대 서양화과와 미국 Pratt Institute를 졸업한 후 단국대학교에서 교수(1984~2020)로 재직하였다작품을 통해 우주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며생명의 흔적이 드러내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이번 작품에서 점원 등 조형의 요소를 조합하여 우주와 생명의 창조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김병태는 1993년부터 케냐에 거주하면서 인간의 내면자연의 본질 등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오고 있다이번 작품은 자연의 근원을 찾는 사유의 결과로서 카메라의 조리개만을 사용해 밤하늘을 촬영한 것이며, ‘텅 빈 충만의 미학을 담아냈다어떠한 형상 없이 오직 빛과 색만으로 표현되어 간결하고 깊은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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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 Untitled · 168x184.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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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희 · 동쪽에서 온 소포는... · 230x294cm


화화사유는 순수예술정신의 정수가 담긴 전시이며예술가의 작품이 단순한 장식품으로 취급되는 현 시대에 예술이 지닌 진정한 의미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2020. 09. 24
객원기자 신혜영

 


<전시 정보>

화화사유(畵話思惟)

전시 일정 : 2020. 9. 16() ~ 9. 28()
전시 장소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
(서울 종로 인사동11길 6)


참여 작가
이우환엄태정차우희김종원조기주김병태

주최·주관 토포하우스(www.topohaus.com)
전시기획 : B/S 쿤스트라움(WWW.bs-kunstra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