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21

글씨와 놀다. 매거진 '글씨 21'

문인화

[Interview]

2020-09-28
원로에게 길을 묻다
근원 김양동







21세기 서예문화 생태계를 말하다


 

김찬호(미술평론가, 경희대 교육대학원 교수)


20세기를 넘어 21세기 초반을 달리고 있다. 2020년 올해는 그 어느 해 보다 전지구적 위기다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인 팬더믹(pandemic) 현상은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위기의 시대에 패러다임적 전환이 필요하다글씨 21에서 기획한 담론 21세기 지금의 시대는 서예문화 생태는 살아있는가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논의했다담론의 중심은 한국 서예 원형을 통한 정체성(identity) 찾기다.


1. 燕巖 선생 文論, 210x70cm, 1985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jpg

燕巖 선생 文論, 210x70cm, 1985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2. 天風海月, 48x38cm, 1995년.jpg

天風海月, 48x38cm, 1995년


3. 반야바라밀다심경, 106x60cm, 2002년.jpg

반야바라밀다심경, 106x60cm, 2002년


11. 학의 꿈, 37x42cm, 2012년.jpg

학의 꿈, 37x42cm, 2012년


역사 속에서 기호와 상징은 수천 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우리 사이를 이어 주고 있다그런 의미에서 원시미술의 기호와 상징에 대한 탐구는 오늘날 서예문화 발전에 많은 영감이나 내용을 채워줄 수 있다특히 김양동 교수님이 쓴 한국 문화의 원형을 탐색한한국 고대문화 원형의 상징과 해석은 그런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김양동 교수는 서예의 출발이 획이다중국도 앙소문화의 도편(陶片)을 중국 한자의 시발로 보고 있고그 자체를 서예의 시초로 보고 있다그것을 보고한국의 서예의 기원도 광개토대왕비청동기 시기의 암각화 등 신석기문화에서 서예의 기원으로 삼을 수 있겠다는 점에서 출발했고빗살무늬토기에 주목한 이유다.”라고 했다우리 선사 문화를 통해 문자의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김양동 교수는 빗살에서 빛살로의 해석의 전환을 해 놓았다교수님의 연구는 고고학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하나의 징검다리다그 하나의 징검다리가 누구나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앞으로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우리 고대문화가 오랜 삶의 누적에서 형성된 사유의 축적이라면 그 안에는 반드시 어떤 원리의 힘이 작용했을 것이다한 고대문화의 기원발생형성전개가 중요한 열쇠다자물쇠가 있어야 열쇠가 있고열쇠는 자물쇠를 열고 닫을 수 있는 기능을 했을 때 의미가 있다서예의 뿌리를 찾아가는 작업이는 서예에 대한 지평을 확장 시키는 작업이고 그런 점에서 서예 생태계에서 뿌리를 찾아가는 작업은 중요하다.


20. 光前啓後, 70x210cm, 2016년, 계명대학교 소장.jpg

光前啓後, 70x210cm, 2016년, 계명대학교 소장


6. 한국미의 원형, 115x152cm, 2005년.jpg

한국미의 원형, 115x152cm, 2005년


5. 筆歌墨舞, 208x144cm, 2004년.jpg

筆歌墨舞, 208x144cm, 2004년


4. 八分小篆歌, 184x270cm,  2004년.jpg

八分小篆歌, 184x270cm,  2004년


지금의 한국서예 모던(modern) 한가? 21세기 예술은 근대를 넘어탈근대로동시대 미술로 변화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그러나 서예는 여전히 근대성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그것은 바로 비평과 담론의 부재다서예의 근대성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작품은 상식에서 벗어나는 순간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이처럼 친숙한 대상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한국서예 근대성에 대한 담론이 필요하다김양동 교수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에 에서 한국 근현대서예를 조명하는 글을 발표했다한국의 서예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국서예의 근대성 문제를 어떻게 진단하고미래의 서예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그는 서예에서 중요한 것은 개념이다개념이 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술에서의 창작은 전통을 해체하면서도 원형을 추구하는 것이며원형을 추구하면서도 현재성을 담아내려는 노력이다원형을 찾는다는 것은 단순하게 전통을 복원하자는 뜻이 아니다그 원형의 정신과 문자적 소재들이 지금 그리고 여기현대와 탈현대의 혼돈한 교차점에서 야기하고 있는 당면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서예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 가는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자는데 있다이번 담론이 서예의 원형에 대한 탐색을 통해 서예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정체성을 찾아 미래로 나아가는 또 다른 모색의 시간이었으면 한다.


8. 고대 신(神)의 이야기, 186x95cm, 2008년.jpg

고대 신(神)의 이야기, 186x95cm, 2008년


9. 象村 申欽 詩 雜興, 48x75cm, 2008년.jpg

象村 申欽 詩 雜興, 48x75cm, 2008년


7. 예양동교(汭陽東橋), 43.7x45cm, 2005년, 野松미술관 소장.jpg

예양동교(汭陽東橋), 43.7x45cm, 2005년, 野松미술관 소장


10. 한민족문화의 시원-태양과 신조, 149x210cm, 2008년.jpg

한민족문화의 시원-태양과 신조, 149x210cm, 2008년


쓰는 것이 그리는 것이고그리는 것이 곧 쓰는 것이다쓴다그린다는 것은 하나의 퍼포먼스(performance)이응노(李應魯), 남관(南寬), 오관중(吳冠中), 모네호안 미로잭슨 폴록도 다 쓰고 그린다쓴다그린다는 말보다 무엇을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중요하다지금까지 서예는 쓴다고 생각 한데서 한계에 부딪혔다고 본다타성화된 현실화석화된 전통에서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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